지난달 2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북부 메론산에서 열린 유대교인의 최대 종교행사인 ‘라그 바 오메르’(Lag B’Omer)에서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최소 45명이 숨지는 등 15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날 행사 인원은 1만명으로 허가됐지만, 이스라엘 전역에서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메론산은 그간 사고위험이 상존해 1만5000명 이상이 모여서는 안 되지만 소용없었다.
SNS 영상을 통해 전해진 행사장면은 충격적이었다. 수많은 인파가 다닥다닥 붙어 마스크 없이 노래 부르고 춤을 췄다. 좁다란 내리막길에서 결국 끔찍한 사고가 터졌다. 이번 사고는 폐쇄적 공동체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의 초정통파 유대교인 하레딤과 관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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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레딤 집단 거주지를 가다
중앙일보 취재진은 사고 당일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의 중심부에 위치한 게울라 지역을 찾았다. 하레딤의 집단 거주지가 형성돼 있다. 히브리어로 ‘구원의 땅’이라는 의미다.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날 낮 기온이 영상 40도까지 올랐지만, 거리엔 흰 셔츠에 검은색 유대교 정장을 갖춰 입은 유대교인이 분주히 오갔다. 과거 성전(聖殿)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슬픔에 검은 옷을 입는다고 한다. 둥근 챙이 달린 모자 아래로 길게 돌돌 말린 귀밑머리가 인상적이다.
하레딤은 폐쇄적이다. 평생 일하지 않는다. 전통 유대교 교육기관인 ‘예시바’에서 토라(경전), 탈무드 연구에 일생을 보낸다. 가계살림은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으로 꾸린다. 이날 한 건물 외벽에는 ‘인터넷과 영화가 없어야만 행복한 삶’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인터넷을 암(癌)에 비유하는 하레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다. 인구의 12% 정도가 하레딤인 것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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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news.joins.com/article/24048130?cloc=dailymotion